[청라온=이원탁 기자] 아이들에게 닥친 안전 사고는 어째서 슬픔을 자아내는가? 이 슬픔에는 사고를 당한 어린이들을 애석히 여기는 측은지심, 그리고 미래를 짊어질 새싹들이 사라졌다는 안타까움이 뒤섞여 있다. 올해 2월 10일에 발생한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그리고 한동안 빗발쳤던 관련 보도는 유아 대상 사고에 민감히 반응하는, 사회의 온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할 목적의 제도는 지금도 끊임없이 마련되고 있다. 어린이 통학 안전 문제를 둘러싼 관심이 대표적이다. 2013년 3월 충북 청주시에서 김세림 양이 하원 중 통학 차량에 깔리는 사고가 발발한 이후,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문제와 해결 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연도 |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횟수 | 어린이 통학버스 법규 위반 건수 |
2018 | 12,577 건 | 1,394 건 |
2019 | 14,143 건 | 2,585 건 |
2020 | 10,524 건 | 417 건 |
2021 | 11,001 건 | 242 건 |
2022 | 11,407 건 | 796 건 |
지난 2023년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경찰청과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현황과 어린이 통학버스 법규 위반 건수는 코로나 시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급증하였다.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현황은 2020년 1만 524건, 2021년 1만 1,001건, 2022년 1만 1,407건으로 우상향했으며, 어린이 통학버스 법규 위반 건수 또한 2020년 417건, 2021년 242건, 2022년 796건으로 뛰어올랐다.
그렇기에 어린이 통학 사고 예방은 현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까지도 많은 해결 방안들이 도입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 4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정부는 어린이 통학버스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안전 점검은 펜데믹 이후 증가 중인 사고율 감소를 위해 전국 3만여 대 이상의 어린이 통학버스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대표 사례로, 지난 7일에 실시한 세종특별자치시의 예시를 보도록 하겠다. 세종시는 국공립, 민간, 가정, 법인어린이집 소유의 통학버스 76대를 전수 점검했다. 차량 등록 및 종합보험 가입, 안전 장비와 구급 물품 비치 및 상태, 운전자와 동승자의 자격 유무를 조사한 바 있으며, 매년 상반기마다 이와 같은 점검을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같이, 지자체 또한 적극적으로 어린이 통학 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단 세종시뿐만 아니라 영천교육지원청, 거제시, 구미교육지원청 등 많은 지자체들이 정부와 협력하여 예방 점검을 진행하거나 착수할 예정이다.
통학버스 안전 점검 외에도, 다른 방안들 또한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자는 취지의 ‘아이 먼저’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에는 횡단보도 교통 지도, 그리고 홍보 물품 배부를 통한 인식 개선이 포함된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도로교통공단도 SK가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손을 잡고 2023년도에 ‘멈춤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고 확률을 줄일 수 이는 기술을 적용하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안전띠 설치 개선을 비롯하여, 근거리 무선통신장치(NFC) 접촉 방식, 동작 및 열감지센서 등의 기술 활용 방안도 효과적인 예방책으로 평가된다.
위에서 언급한 방안들을 꾸준히, 그리고 정기적으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어린이 통학 안전 사고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게 자명하다. 그렇다면 유년기를 지나 이제 청소년이 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한때 어린 시절을 겪었던 이들 중, 가장 젊은 세대다. 그렇기에 우리의 목소리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설득력이 강하다. 과거의 청소년들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차량에 목숨을 위협받거나, 안전한 보행권을 침해당했던 순간을 몸소 경험했다. 그러한 위험의 증인으로서, 청소년은 어린이들 다음으로 실태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동시에, 어린이들에 비해 이성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이들이다.
필자가 감히 주장하건대,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어린이 통행 안전이 지속되는 데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청소년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반드시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실낱 같은 변화의 가능성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관심을 기울이고,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행이 지켜질 수 있도록 중요성을 퍼뜨려야 한다. 거창한 활동 없이도, SNS를 활용하는 등 간단하게 힘을 보탤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밟았던 피웅덩이를,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밟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응당 다리를 놓고, 앞날을 닦아야 한다.
이원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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