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사설/칼럼

청소년은 기자가 될 수 있지만, 왜 발행인이 될 수 없는가

청라온과 새벽의 은빛 같이 있는 로고 (제작=안창민 단장)
청라온과 새벽의 은빛 같이 있는 로고 (제작=안창민 단장)

[청라온=안창민 대표(단장), 길승재 편집부국장, 송근우 기자, 새벽의 은빛=조성만 의장] 청소년은 이제 미디어의 소비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학교신문, 청소년 기자단, 지역 청소년 언론 활동은 물론이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블로그 같은 플랫폼을 통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여론을 형성한다. 1인 미디어와 SNS를 통해 청소년 개인이 기성 언론보다 더 빠르고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는 시대다. 그럼에도 현행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제7호는 미성년자를 신문 및 인터넷신문의 발행인·편집인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에 포함하고 있다. 결국 청소년은 기사를 쓸 수는 있지만, 자신이 만든 언론의 법적 책임자가 될 수는 없는 셈이다.

물론 이 규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1인 미디어는 개인의 목소리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강점이 있다. 그러나 언론은 단순한 의견 표출과 다르다. 언론은 취재하고, 확인하고, 편집하며,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정정할 책임까지 진다. 개인 계정의 게시물은 쉽게 사라질 수 있지만, 언론 보도는 사회적 기록으로 남는다. 또한 특정 사안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고, 개인이나 단체의 명예와 권리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갈등을 확대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공적 기능을 가진다.

발행인과 편집인은 이러한 언론 활동의 최종 책임을 지는 자리다. 만약 허위사실 보도, 명예훼손, 개인정보 침해, 저작권 침해, 선거 관련 보도 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 미성년자는 민법상 법률행위 능력에 제한이 있고, 계약이나 손해배상, 사업 운영 과정에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런 점에서 미성년자를 발행인·편집인의 결격사유로 두는 것이 청소년 보호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부당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헌법재판소도 2012년 전원재판부 2010헌마437 결정에서 이 조항의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민주사회에서 언론이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판단능력이나 결정능력,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 발행인·편집인이 되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미성년자가 기자나 임원 등 다른 방식으로 언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가능하고, 발행인·편집인 자격 제한도 성년이 될 때까지의 일시적 유예라고 판단했다.

즉 현행 규제는 “청소년은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가 아니라, “언론의 최종 책임자가 되기에는 아직 법적·사회적 책임 구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전제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는 다시 물어야 한다. 2026년에 제기된 헌법소원은 미성년자의 능력을 추상적으로 판단해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를 문제 삼는다. 특히 청소년 독립언론이 실제로 취재와 발행 활동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미성년자가 발행인·편집인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제도권 언론으로 등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 독립언론 측은 등록이 불가능해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중재 절차 이용, 선거 관련 취재·보도, 정기간행물로서의 제도적 보호 등에서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2012년 헌재 판단이 “미성년자는 발행인·편집인 외의 방식으로도 언론 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제한 정도가 크지 않다”는 관점에 가까웠다면, 2026년 헌법소원은 “발행인·편집인이 될 수 없다는 제한이 실제 청소년 언론의 등록과 존속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는 현실적 문제를 제기한다. 뉴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오히려 등록 언론의 틀 밖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법은 여전히 청소년이 정식 언론의 책임 주체로 성장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의 언론적 주체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 독립언론의 주장 역시 자유 확대의 요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미성년자를 발행인·편집인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현행 제도는 재검토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언론에 곧바로 성인 언론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당연한 결론은 아니다. 언론은 단순히 말할 자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요청에 응답할 책임, 개인정보와 명예를 침해하지 않을 의무, 선거 보도와 정치적 사안에서 신중함을 지켜야 할 책임이 함께 따른다. 따라서 청소년 언론이 제도권 언론으로 인정받기를 요구한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 구조와 내부 통제 장치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언론 활동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되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가벼워져서도 안 된다. 청소년 언론이 사회적 기록을 남기는 공적 주체가 되려면, 자신들의 편집권을 주장하는 동시에 오보 수정 절차, 윤리 규정, 성년 책임관리인 제도, 법적 분쟁 대응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 자유를 어떻게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필요하다.

청소년이 직접 사회문제를 취재·보도하는 사례가 나타난 지금, 미성년자를 모든 신문과 인터넷신문의 발행인·편집인에서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방식보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다만 그 허용은 단순한 자격 확대가 아니라, 책임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가장 설득력 있는 대안은 “법정대리인 동의 및 공동책임자 제도”이다. 일정 연령 이상의 청소년이 청소년 대상 인터넷신문이나 비영리 지역 매체를 운영하려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와 함께 성인 공동책임자를 등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성인 공동책임자는 청소년을 대신해 언론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적 책임과 행정 절차를 보완하는 안전장치가 되어야 한다. 청소년은 발행 또는 편집의 실질적 주체로 인정받고, 성인은 법적 리스크 관리와 윤리 기준 준수를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물론 “그렇다면 부모나 성인 후원자 명의로 등록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실제로 그 방식으로 등록하고 청소년들이 기획·취재·편집을 주도한다면, 실질적으로는 청소년 주도 언론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법적으로 등록된 발행인·편집인은 성인이고, 실제 편집과 운영을 맡는 주체는 청소년이 된다. 즉 언론 운영의 실질과 법적 책임의 주체가 분리되는 문제가 남는다. 성인은 자신이 직접 작성하거나 편집하지 않은 기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청소년은 실제로 언론을 운영하면서도 제도상 최종 책임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부모 명의 등록은 현실적인 우회로가 될 수는 있지만, 청소년 언론의 주체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문제는 부모 명의 등록 자체가 아니라, 청소년의 편집 주체성과 성인의 법적 책임을 어떻게 함께 드러낼 것인가에 있다. 현행 제도 안에서는 성년자인 발행인·편집인이 최종 책임을 지되, 청소년 편집위원회나 청소년 기자단의 역할을 운영 규정에 명시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청소년 언론에도 성년 책임관리인을 두어 정정·반론 요청, 개인정보 보호, 명예훼손 예방, 행정 대응을 맡게 하는 보완 장치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청소년의 언론 활동을 막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책임 있는 언론 활동을 배울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뉴미디어 시대일수록 청소년 언론은 더 필요하다.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시대에는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그 말이 검증과 책임을 거쳐 공론장에 남는 과정은 더욱 중요해졌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SNS 계정을 열 자유만이 아니다. 청소년이 책임 있는 언론 활동을 배울 수 있는 제도적 통로, 그리고 청소년의 목소리가 공식적인 사회적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청소년 언론을 허용하자는 주장은 책임 없는 자유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에게도 자유와 책임을 함께 배울 기회를 주자는 주장이다. 다만 그 자유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청소년 언론 스스로도 책임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공적 발언의 자리에서 배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청소년이라는 이름만으로 언론의 책임을 가볍게 보는 태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결국 청소년 언론의 문제는 “허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의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청소년 언론이 자유와 책임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 제도적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다.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공적 발언의 자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지만, 청소년이라는 이름만으로 언론의 책임까지 가볍게 볼 수도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허용이나 일률적인 금지가 아니라, 청소년의 편집 주체성과 성인의 법적 책임, 그리고 언론 윤리를 함께 담아낼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 설계다.

청소년은 미래의 시민이기 이전에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이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SNS의 일시적인 게시물로만 남을 것인지, 아니면 책임 있는 언론의 기록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지 보여준다. 이제는 청소년을 말하는 사회를 넘어, 청소년이 직접 말하고 기록하되 그 책임까지 함께 감당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안창민 단장, 길승재 편집부국장, 송근우 기자, 조성만 새벽의 은빛 의장

*이 칼럼은 청라온과 새벽의 은빛이 MOU 체결의 일환으로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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