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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언론 '청라온'청소년 언론 '청라온'
온라인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외부와 연결되는 청소년의 모습을 AI로 제작한 이미지 / ChatGPT(AI) 제공
온라인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외부와 연결되는 청소년의 모습을 AI로 제작한 이미지 / ChatGPT(AI) 제공

고립된 청소년에게 SNS는 도움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김효현기자 · 2026.08.01 01:02 · 2026.08.01 01:02 수정 · 조회 5회

[청라온=김효현 기자] 청소년 자살과 비자살적 자해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분야의 주요 과제다. 비자살적 자해는 자살할 의도 없이 자신의 신체를 고의로 손상하는 행위로, 자살 시도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두 행위를 서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비자살적 자해의 위험성을 가볍게 봐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연구진이 2019년 국제학술지 《The Lancet Psychiatry》에 발표한 인구 기반 출생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16세 때 자살 생각을 경험한 청소년 가운데 비자살적 자해 경험은 이후 첫 자살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측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자살 생각이나 비자살적 자해를 경험한 청소년 대부분이 실제 자살 시도를 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따라서 비자살적 자해를 자살 시도와 동일하게 간주해서는 안 되지만,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 보내는 위험 신호로 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2026년 4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국제학술대회(ASCAPAP 2026)에서도 청소년 자살과 비자살적 자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국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IACAPAP)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학회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포럼에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청소년 자살과 비자살적 자해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와 임상 현장, 사회제도와 정책을 아우르는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유희정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2026년 4월 9일 동아일보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당시 학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했다. 유 이사장은 현재 드러난 통계만으로는 청소년이 겪는 위기의 전부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겉으로 어려움을 드러내지 않는 청소년의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SNS를 단순히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위기에 놓인 청소년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기에 놓인 청소년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드는 예방적 접근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SNS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공간인 동시에, 고립된 청소년을 지원체계와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SNS에는 과도한 비교와 악성 댓글, 사이버 폭력, 자해를 조장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 등 분명한 위험이 존재한다. 반면 대면으로 고민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신원을 직접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현실에서 꺼내기 어려웠던 고민을 먼저 이야기할 수도 있다.

찰리 쿠퍼 등 연구진이 2026년 국제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 Reports》에 발표한 SNS 기반 자살·자해 예방 연구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이러한 양면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관련 연구 75편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에서의 또래 지지가 이용자에게 사회적 연결을 제공했으며, 현실에서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SNS가 중요한 도움 요청 통로로 활용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자해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조장하는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위험도 존재했다. 연구진은 SNS 기반 예방 프로그램이 대체로 안전성과 수용 가능성, 실행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현재까지의 연구가 주로 단기적인 결과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인 예방 효과나 다른 지원 방식과 비교한 효과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SNS를 무조건 차단하는 것도, 반대로 SNS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청소년이 위기의 순간에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연결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자해나 자살 관련 표현을 검색했을 때 전문 상담기관의 정보를 바로 안내하고, 이용자가 부담 없이 상담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신고된 게시물은 관련 교육을 받은 담당자가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 상담기관이나 의료기관으로 연결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다만 특정 단어나 게시물 몇 개만으로 개인의 자살 위험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매슈 스피털 등 연구진이 2025년 국제학술지 《PLOS Medicine》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자살과 자해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개발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실제 위험 사례를 놓치거나 위험하지 않은 사람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한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사람을 선별하거나 고위험군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는 SNS 게시물보다 의료기록과 등록자료를 활용한 예측 기술을 중심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SNS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동화된 탐지 결과만으로 개인의 위험 수준을 확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시사한다. 따라서 관련 기술은 훈련된 담당자와 전문가의 판단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활용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오탐 대응 절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을 돕기 위한 기술이 과도한 감시나 처벌의 수단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 지원이 가족과 학교, 지역사회, 전문 상담과 치료를 완전히 대신할 수도 없다. SNS에서 발견한 위험 신호가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려면 플랫폼과 상담기관, 의료기관, 학교 및 정부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결국 청소년 자살 예방의 핵심은 발견과 연결이다. 위험 신호를 보내는 청소년이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하고,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두어야 한다. SNS는 그 자체로 구원이 될 수는 없지만, 고립된 청소년을 실제 도움과 연결하는 첫 번째 통로는 될 수 있다.

※ 보건복지부의 자살예방 정책 안내에 따르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를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마들랜’에서는 메신저와 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살예방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청소년상담전화 1388도 365일 24시간 운영됩니다. 즉각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112 또는 119로 연락해야 합니다.

/김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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