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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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입학 후 새로운 개정 입시제도를 겪은 학생들을 형상화한 모습 / ChatGPT(AI) 제공
고등학교 입학 후 새로운 개정 입시제도를 겪은 학생들을 형상화한 모습 / ChatGPT(AI) 제공

대학입시 카르텔 과연 바람직한가?

최재원기자 · 2026.08.16 21:33 · 2026.08.16 21:50 수정 · 조회 12회

[청라온=최재원 기자]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오랫동안 ‘기회의 사다리’라고 불려 왔다. 누구나 노력하면 더 나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그 바탕에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입시 현실을 바라보면 과연 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지면서 교육의 본래 목적은 점점 희미해지고, 학생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보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달리고 있다.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성적이다. 물론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성적이 학생의 능력과 가능성을 판단하는 사실상 핵심 기준이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서로의 친구이기 전에 경쟁자로 인식되는 순간도 생긴다. 시험이 끝나면 무엇을 배웠는지보다 몇 점을 받았는지, 몇 등인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이러한 경쟁은 자연스럽게 사교육 시장의 확대와 연결된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불안감이 커질수록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더 많은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는 교육 격차가 발생한다.

결국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경쟁한다’는 구조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더 많은 교육 자원을 투자한다’는 구조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이 하나의 악순환을 만든다는 데 있다. 입시 경쟁이 심해질수록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커지고, 이는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다. 다시 경제적·환경적 차이에 따른 교육 격차가 커지면서 더 많은 경쟁과 투자를 요구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결국 학생들은 공부를 좋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공부하게 된다.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의 적성을 탐색해야 할 청소년기에 성적표와 입시 일정이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물론 대학 입시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대학은 여전히 많은 학생에게 중요한 진로 선택지이며, 일정한 평가와 선발 과정 역시 필요하다. 문제는 대학 입시가 교육의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을 줄 세우는 데 있지 않다. 학생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를 고민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 현실에서는 이러한 질문보다 “어느 대학에 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입시제도의 변화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바라보는 사회의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대학의 이름이나 입시 결과만으로 학생의 가치를 판단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교 역시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경험하고 실패와 도전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입시제도 역시 한 가지 기준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 학생의 다양한 역량과 성장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진로교육과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대학 진학 이외에도 존중받을 수 있는 다양한 진로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이미 충분히 열심히 달리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더 빨리 달리라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왜 달리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교육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만 남는다면 우리는 높은 입시 성적을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교육이 궁극적으로 만들어야 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놓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학생 모두를 같은 결승선으로 몰아가는 교육이 아니다. 각자가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이제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교육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으로 질문을 바꿔야 할 때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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