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교육받을 권리는 같지만, 교육받는 환경은 다르다 교육 격차란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나 거주 지역, 교육 환경 등에 따라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기회와 질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 2지역이 다르면 교육 기회도 달라질 수 있다 교육 격차는 가정의 경제력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 3지역 학교에 다양한 진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온라인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거주 지역 때문에 교육 기회가 제한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가정의 경제력과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교육 기회… “공정한 출발선이 필요하다”

[청라온=최재원 기자]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할 권리다. 하지만 현실에서 모든 학생이 같은 교육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정의 경제적 상황, 거주 지역, 부모의 정보력 등에 따라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교육의 종류와 수준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단순히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학원과 과외, 온라인 강의, 진로 체험, 각종 비교과 활동 등 학교 밖에서 얻는 교육 경험도 학생들의 학업과 진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가정의 경제력이나 거주 지역에 따라 이러한 교육 자원을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면 학생들의 출발선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교육 격차다.
교육받을 권리는 같지만, 교육받는 환경은 다르다
교육 격차란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나 거주 지역, 교육 환경 등에 따라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기회와 질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학교에서는 같은 교육과정을 배우더라도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은 서로 다르다. 어떤 학생은 학교 수업이 끝난 뒤 학원에 가거나 개인 과외를 받을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을 온라인 강의로 보충할 수도 있다. 반면 다른 학생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추가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학원을 다니는 학생과 다니지 않는 학생’의 차이로 끝나지 않는다. 학습 기회가 반복적으로 누적되면서 학업 성취, 진로 정보, 대학 진학 준비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가정환경이 교육 기회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27조 원이 넘는 사교육비, 교육 격차의 현실을 보여주다
교육 격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 5천억 원에 달했다.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 8천 원,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만을 기준으로 하면 월평균 60만 4천 원이었다.
사교육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교육 격차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 자체가 가정마다 다르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여러 과목의 학원 수업을 받고 부족한 부분은 개인 과외와 온라인 강의로 보충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다양한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이용하기 어려운 학생은 학교 수업에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의 학업 능력과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의 경제적 상황이 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자원의 범위를 결정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서도 가구 소득 수준에 따른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가정의 경제적 조건과 사교육 이용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지역이 다르면 교육 기회도 달라질 수 있다
교육 격차는 가정의 경제력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에 사는가 역시 교육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KOSIS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수도권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5만 5천 원으로 전국 평균 47만 4천 원보다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67만 3천 원, 경기는 51만 3천 원, 인천은 45만 9천 원으로 나타났다.
물론 사교육비가 높다고 해서 해당 지역의 교육 수준이 반드시 높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사교육비의 차이가 곧바로 교육의 질 차이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학원, 교육 프로그램, 진로 정보 등의 환경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진로 관련 정보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결국 학생이 어떤 지역에 거주하는지가 교육 선택의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
교육 격차가 심각한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현재의 성적 차이로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대학 진학, 진로 선택, 취업 등 개인의 미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교육 기회의 차이가 학업 성취의 차이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이나 직업 선택의 차이로 이어진다면 사회경제적 격차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말만으로 문제를 설명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물론 개인의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필요한 교육 자원이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면 다른 학생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 학생은 다양한 진로 체험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학생은 자신이 어떤 직업과 학과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충분히 얻지 못한다면 두 학생의 선택은 처음부터 같은 조건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교육의 공정성을 논의할 때는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어떤 조건에서 경쟁을 시작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교육 격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
교육 격차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학생은 자신이 태어난 가정이나 지역을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나 거주 지역 때문에 교육 기회가 제한된다면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 어렵다.
사회가 교육의 기본적인 기회를 보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교육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와도 연결된다.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면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경제적 상황이나 지역적 조건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인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들이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아도 충분한 학습과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학교의 방과후 수업, 학습 지원, 진로 프로그램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학습비나 교육 프로그램, 온라인 학습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실제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 추가적인 학습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다른 학생에 대한 특혜라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교육 기회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역 학교에 다양한 진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온라인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거주 지역 때문에 교육 기회가 제한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교육 정책을 만들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 정책의 대상은 결국 학생이기 때문이다. 실제 학생들이 어떤 교육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현재 제도가 이용하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학생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