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7일 Monday
청소년 언론 '청라온'청소년 언론 '청라온'
학교 밖 청소년의 권리와 기회 보장을 형상화한 그림. / ChatGPT(AI) 제공
학교 밖 청소년의 권리와 기회 보장을 형상화한 그림. / ChatGPT(AI) 제공

학교 밖에 있다고, 사회 밖에 있는 것은 아니다

최재원기자 · 2026.08.17 20:57 · 2026.08.17 20:57 수정 · 조회 18회

[청라온=최재원 기자] 학교 밖 청소년의 권리와 자립을 위한 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학교를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의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말은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와 관계없이 이들을 문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학교 밖 청소년 2,811명 가운데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67.2%로 가장 많았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는 ‘심리·정신적 문제’가 32.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만 해당 조사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청소년쉼터, 대안교육기관, 검정고시 접수장 등 관련 기관과 장소를 이용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로 국가승인통계는 아니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 문제를 단순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를 떠나는 과정에는 학업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 가정환경, 교육방식, 진로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난 이후에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5년 실태조사 참여자 가운데 학교를 그만둔 뒤 검정고시를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2.3%였다. 진로상담을 받은 경험은 40.3%, 직업기술을 배운 경험은 36.8%로 나타났다.

학교 밖에 있다는 사실이 곧 배움과 진로 준비를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닌 셈이다.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 진학을 준비하거나 직업을 탐색하고, 새로운 교육 방식을 선택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지원 역시 상담과 학업 지원, 진로 탐색, 직업체험 및 취업 지원, 건강·자립 지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원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2025년 실태조사에서 학교를 그만둘 당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4.2%였다. 지원체계가 마련돼 있더라도 이를 알지 못하거나 지원기관과 연결되지 못하는 청소년을 어떻게 발굴하고 지원할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사회와의 단절 문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5년 실태조사 참여자 가운데 은둔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5.1%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조사 당시 42.6%보다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청소년이 일정 기간 사회와 단절되는 경험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책은 모든 학교 밖 청소년을 단순히 학교로 돌아가게 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학교 복귀를 원하는 청소년에게는 복교를 지원하고, 검정고시나 대안교육을 선택한 청소년에게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는 실질적인 직업 경험과 자립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 각자의 선택과 상황을 존중하는 것이다.

학교를 떠났다는 사실이 청소년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학교 밖은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는 공간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진로와 삶을 다시 설계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학교 밖 청소년을 정책의 수혜자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정책의 당사자로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을 직접 이야기하고 정책의 결정과 평가 과정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해야 한다.

청소년1388에 따르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9세부터 24세까지의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학업, 진로·직업체험, 자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지원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고, 청소년이 자신의 상황과 관계없이 필요한 지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밖에 있다고 해서 꿈까지 학교 밖에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청소년을 다시 하나의 틀 안에 넣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선택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길을 보장하는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 사회의 주변부가 아니라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제는 ‘학교 밖’이라는 이름보다 그 뒤에 있는 한 사람의 가능성을 바라봐야 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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