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온=김은규 기자]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들의 문해력 저하가 뚜렷이 나타나 근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문해력은 글을 읽어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수학(修學)능력, 학업 성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은 이후 학업 성취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특히 영어·수학을 잘하는 학생인데도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표는 국내외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학생은 읽기 능력의 성취도가 낮고, 특히 복합적 텍스트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도 국어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어 영역에서 교육 과정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중학교 3학년이 2017년 2.6%에서 2020년 6.4%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고등학교 2학년도 2017년 5.0%에서 2020년 6.8%로 증가했다.
교사들은 이같은 문해력 저하의 원인을 급속한 디지털화와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짧은 유튜브 영상으로 지식을 접하는 경우가 늘어나다 보니 글이 조금만 길어져도 이해를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이 계속되면서 직접 독서 지도를 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문자체계의 학습과 관련해 독해능력이 충분히 습득돼야 하는 시점이라며 읽기에 능숙하지 않은 아동은 이후 문해력 발달과 학업 성취 측면에서 또래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요즘 학원가에서는 문해력을 높여준다는 곳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어·논술 학원도 모자라 문해력 향상 전문 학원까지 등장한 것이다. 어릴 때 잡힌 문해력이 성인 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학원을 보내는 초등생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자녀의 문해력 증진을 위해 꼭 사교육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며 사교육이 아니어도 영유아기 가정에서의 경험과 공교육으로 충분히 문해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해력 관련 학원가에서는 입학철이 되면 하루에 수백 통의 전화가 올 정도로 학부모 문의가 많다고 한다.
/김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