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고등학교 수면시간 실태조사

고은혜 기자2021-12-26
평균 수면시간 3시간 못 미쳐...

[청라온=고은혜 기자]

-2020년 청소년의 수면 연구 결과 및 정신건강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20년 연구과제로 수행한 “2020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의 결과를 발표했다. 본 조사결과는 114개 아동·청소년 인권지표항목 중에서 초4~고3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권실태조사 결과이다. 아래는 41개의 항목 중 수면, 정신 건강과 관련한 연구 결과다.

아동청소년의 전체 평균 수면시간은 7.2시간이었다. 교급별로는 초등학생 8.7시간, 중학생 7시간, 고등학생 5.9시간이었다. 이들에게 수면 시간이 부족한지 물어본 결과 47.7%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수면부족이 부족한 이유로는 숙제와 학원 등 학업문제 41.9%, 인터넷 14.9%, 게임 13.5%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동청소년의 88.1%는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 1주일에 1회 이상 운동하는 경우는 55.8%에 불과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22.2%였다.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중·고등학생은 27.0%였다. 이들에게 죽고 싶은 이유를 물어본 결과 학업문제 39.8%, 미래, 진로에 대한 불안 25.5%, 가족 간의 갈등 16.0%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가운데 우울감을 느낀 비율은 27.0%로 나타났는데 학교급이 높을수록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는 학업문제가 4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접 울산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서의 권고 수면 시간은 10~17세 8.5~9.25시간 이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중1~고3의 수면 건강에 대한 2011년 청소년건간행태온라인조사를 발표하였다. 수면시간이 8.5시간 미만인 경우는 중학생 88.5%, 일반계 고등학생 99.2%, 특성화계 고등학교 89.8%이다.

2학기 중간고사 2주 전 직접 반의 친구들의 수면시간을 조사했다. 20명 중 밤을 샌 학생은 7명, 1~3시간 수면을 한 학생은 11명, 4~5시간 수면을 한 학생은 6명이었다. 가장 수면시간이 긴 학생은 5시간이었다. 심지어 3일간 학교 쉬는 시간에 쪽잠을 잔 것을 제외하고 수면하지 않았다는 학생도 찾을 수 있었다. 일일 평균 수면 시간은 3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적정 수면시간에 관해 물었다. 전 날 4시간 잔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적정 수면 시간은 6시간 이하라고 했으며, 그 이유로 그 이상을 수면에 투자한다면 게으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4시간만 자게 된 이유가 학교 시험 공부와 수행평가 등 학업 문제라고 밝혔다.

전날 2시간 잔 학생은 적정 수면시간(8시간)에 동의하지만 사회적 시선이 게으른 사람 취급을 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전날 휴대폰 사용으로 새벽 5시에 잠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학업문제, 휴대폰 사용 등으로 수면 시간이 매우 짧은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직접 인문계 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연구결과보다 더욱 심각한 수면 부족을 겪고 있다.

적정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게으름’의 증표가 된 학생들, 올바른 수면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 수면 부족으로 인한 학습 능력 저하

충분한 수면은 학업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의 측두엽 안쪽에 위치한 해마에서는 잠든 동안 주간에 경험한 일학습된 사실들 가운데 남길 만한 것은 남기고 버릴 건 버림으로써 장기 기억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또한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를 느끼면 당질 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기억력을 저하시킨다.

하지만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된 상태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따라서 학습할 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밤 9시부터 11시 사이이며새벽 2시경에 최고조에 이른다청소년의 경우에는 멜라토닌 분비시간이 이전보다 2~3시간 정도 늦어지므로 적어도 자정을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비만

비만은 식사와 운동 습관이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최근에는 수면 부족도 비만의 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미국과학아카데미 의학연구소의 소아 비만 예방을 위한 권고 안에서는 각 연령에 맞는 수면을 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다수의 관찰 연구에 의하면 아동과 성인 모두에서 짧은 수면 시간이 비만과 관련이 있었고 어린 연령에서 더욱 뚜렷하였다.

수면 시간 감소가 식욕 조절 호르몬의 농도와 음식 또는 간식 섭취량에 영향을 미친다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의 농도가 낮아졌고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포만감은 낮아지고 배고픔을 느끼게 되므로 식욕이 증가한다또한 야간 수면 시간이 짧은 아동은 열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수면 시간 부족은 당뇨병고혈압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합병증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