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온=고은혜 기자] 교육청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방식 방침이 학생과 선생님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학기 원격수업 50% 확대 수치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개학 이후 시스템 고도화를 거친 온라인클래스의 오류가 이어져 불편을 겪고 있다. 따라서 많은 수업이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클래스의 오류를 대체하기 위해 이용하는 ‘줌’에서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 화상수업에 외부인 불법침입 피해 심각해져...
코로나19 이후 초·중·고, 대학교의 수업이 온라인 화상수업으로 진행되면서 외부인이 불법으로 난입해 수업을 방해하는 ‘줌바밍’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줌바밍은 대표적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 수업에 폭탄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다. 줌 화상회의에 입장하려면 별도의 인터넷 주소나 회의 ID를 알아야만 접속할 수 있다. 학교에서 수강생들에게만 공유하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외부로 유출돼 공격 대상이 된다. 침입자들은 화상 수업에 들어와 대화창에 욕설, 음란물 등을 남기고 사라진다.
강릉원주대학교에서 줌바밍 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교양과목 수업은 처음으로 '줌'을 활용했다. 처음이다보니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수강생들이 자유롭게 출석하도록 했다. 하지만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한 사람이 화면을 키지 않은 채 마이크만 켠 채로 욕설을 시작했다. 욕설 이후에는 아예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피해는 윗옷을 벗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화면에 담겨 교수님이 복장을 갖춰 입으라고 지적하며 시작되었다. 지적받은 화상수업 참여자는 '교수님 몇 살이냐' 등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디오 설정방식 '전화연결'로 설정했다 낭패봐...
인천에 사는 유 모씨는 국제전화 요금 결제 안내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대학교 수업이 화상회의 서비스 줌을 통해 진행됐는데 ‘전화 연결’ 버튼을 누른 것이 원인이었다. 유 씨는 3월에 18만 원, 4월엔 52만 7400원이라는 전화 요금을 부담해야 했다. 유 씨는 “줌을 이용하며 전화로 서비스를 연결할 때 아무런 경고도 없었고 학교의 사전 공지 사항도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선 개인의 과실이라 책임 질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줌은 설정에 따라 전화를 통해 연결할 수도 있다. 국제 전화 요금이 청구되는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오디오 설정방식에 있다. 호스트는 회의를 개설할 때 오디오 설정을 전화, 컴퓨터 오디오, 전화와 컴퓨터 오디오 3가지 중 한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때 호스트가 전화 방식으로 회의를 개설하면 서로 전화 통화를 하는 셈이기 때문에 전화 요금이 청구된다. 이때 호스트의 계정이 해외로 설정되었다면 국제 전화요금이 발생된다.
- 줌 수업 유료화... 앞으로 원격수업은 어떻게?
줌은 학교 무료 이용제도를 이번년 7월 말 폐지한다. 줌은 3명 이상의 참여인원과 40분을 초과하면 2만원 정도의 돈을 결제해야 하는데, 교육기관은 여기서 제외됐다. 하지만 8월부터는 학교도 돈을 내야 한다.
줌에 대한 학교의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서울교육청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관내 전체 초등학교 5학년 기준 94%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었으며 교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에서는 줌이 42.7%를 차지해 전체 1위에 올랐다. 온라인클래스(3.1%)·네이버 밴드·클래스팅(3.7%)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줌이 유료화가 되면 원격 수업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