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의 청소년이 준비하는 미래의 삶 속 그들의 현재는 어디에 있는가?

신다현 기자2021-08-16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압박 없이, 스스로 나아갈 사회를 기대해본다."

[청라온 = 신다현 기자] ‘청소년’이란 어린이와 청년의 중간 시기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10대를 칭한다. 또한, 한국의 ‘청소년기본법’에선 통념적인 청소년의 범위보다 넓게 보아 만 9세 ~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칭한다.

한국의 청소년은 현재 경쟁의 굴레 속에 놓여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 시대에서 자신을 타인보다 돋보이려 노력하며, 사회가 정한 ‘올바른 인재’의 모습에 맞추고자 자신을 구성한다.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더 나은 학력, 더 높은 점수, 더욱 뛰어난 기술 등으로 채워오고 있다.

청소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대, 한국의 청소년은 10대의 거의 모두를 ‘대학’을 위해 살고 있다고 봐도 무관하다. 노래처럼 불리는 상위 10개 대학을 비롯하여 ‘인 서울’의 자부심을 얻으려 치열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대입의 절정에 이르는 19살, 이른바 ‘고3’은 절대 권력을 지닌다. 고3은 오로지 공부만이 해야 할 일이며 주변인은 고3의 학생을 위해 투자한다. 동시에 고3을 비롯해 수능에 임하는 학생에게 있어 공부 이외의 행동은 본인에게 걸맞지 않은 행동으로 치부된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수험생에겐 어른은 고3을 위해 무엇이든 허용하지만 불허하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대학은 대한민국에서 무조건 갖고 있어야 하는 타이틀로 치부된다. 대학 역시 수많은 학생 중 본교에 기여할 학생을 찾는데, 이를 대학이 학생을 평가하는 수단은 다양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란 관행을 굳혀오며 숫자로 학생을 정의한다. 또한, 학생이 학교 내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며 자신을 꾸며왔는지 파악하기 위해 ‘생활기록부’라는 수단을 쓴다. 학생은 원하는 대학의 눈에 들기 위해 주어진 틀에 맞추고자 씨름한다.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의 주변 어른들은 항상 말한다. “대학에 들어가면 지금보단 더욱 자유로운 삶이 있어.”, “지금만 참으면 후엔 더 즐거울 거야.” 하지만 그들에게 꼭 되물어보고 싶다. 진정 한국의 청소년에게 있어 대학 만이 유일무이한 목표인지, 대학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면, 의미 없는 행동인지에 대한 말이다.

대학을 진학한 뒤는 어떠한가? 수강하는 수업을 비롯하여 여러 활동에 임하는 것이나 취미 활동 등의 차이에 있어 자신의 선택이 우선으로 남는다. 하지만 대학을 나오는 목표는 무엇인가? 바로 ‘취업’이다. 청소년의 대부분인 10대를 대학을 위해 죽도록 노력해온 뒤, 입학한 대학은 취업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치부되고 있다.

대학생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각종 수업을 비롯해 활동에 임하고 성적을 높이 하며 인턴, 스터디, 토익 등의 스펙 쌓기에 전념한다. 고등학교보다 더욱 자유로운 삶 역시 더 높은 곳에 들기 위한 인재상 가꾸기에 불과한 것이다.

‘대2병’을 아는가? 대2병이란 중2병처럼 대학교 2학년 때 겪는 심리적인 변화로,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시기에 겪는 고민을 희화화하여 일컫는 말이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필수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대학에 대한 압박과 취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진로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겪는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불안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덮쳐오는 것이다.

대학을 위한 고등학생의 삶, 취업을 위한 대학생의 삶 속 타인보다 더욱 돋보이기 위한 가꾸기 용으로 쌓아 올린 인재상과 스펙은 진정 자신을 위한 삶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오직 미래만을 바라본다면 현재의 본인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가 지닌 학력 위주의 인식을 바꾸기란 어려울뿐더러, 이를 고치고 싶은 생각 역시 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자신을 정의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엔 고학력 고스펙 만의 수단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길과 미래의 모습은 본인이 정하는 것이며 이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학력 만이 누군가의 가치를 결정하는 사회가 아닌, 자유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건강한 청소년을 사회는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압박 없이, 스스로 나아갈 사회를 기대해본다.

/신다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