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도 관람료 천원 인상…"아직 힘들다"

고은혜 기자2021-06-06
“지금 영화산업과 극장을 방치한다면 우리가 예전 스크린 쿼터로 지켜낸 한국 영화시장은 외래 거대자본에 잠식당할지도 모른다”

*‘좌석 간 거리 두기’ 띠가 부착된 CGV 상영관. CGV 제공*
[청라온=고은혜 기자] CGV가 지난해 10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행했던 좌석 차등제를 폐지하고 성인 2D 영화 관람료를 평일 오후 1시 이후 1만 2,000원, 주말1만 3,000원으로 인상했다.

7일 롯데시네마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산업의 장기침체를 극복하고자 영화관람요금 정책을 오는 7월 1일부터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해12월 인상 이후 6개월 만이다. 롯데시네마의 영화관람요금은 성인 2D 영화 기준 주중 1만3000원, 주말1만4000원으로 기존보다 1000원 인상된다.

한 CGV 관계자는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여파로 국내 영화산업이 고사 직전에 처함에 따라 위기 극복을 위해 영화관람료를 인상하게 됐다”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CGV의 영업손실은 는 지냔 해 1,600억 원, 올해 1분기 4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영화 시장 침체 장기화,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상영관 내 취식 금지, 고정비 등으로 경영상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한국 영화산업 매출 중 80% 이상은 영화관 매출에서 발생한다. 영화관의 장기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배급사의 개봉 연기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관람객 감소와 신규 작품 투자 중단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0년 상업영화 제작 편수는 작년 대비 16편 감소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한국 영화관람객은 121만 명으로 작년 대비 97% 하락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업계와 한국상영관협회 등 관계자들은 1년 뒤 영화관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한국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은 “지금 영화산업과 극장을 방치한다면 우리가 예전 스크린 쿼터로 지켜낸 한국 영화시장은 외래 거대자본에 잠식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관계자들은 영화소비를 늘리기 위해 ‘입장료 할인권’, ‘개봉 지원금’ 등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티켓값의 3%를 거둬 조성한 영화발전기금 1,000억 원가량을 코로나19로 타격받은 극장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이번 영화관람요금 정책 변경으로 인해 관객들의 부담이 늘어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며 마음이 무겁다"며 "영화관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영화관 산업의 붕괴가 영화산업에 끼치는 파급력을 생각했을 때 이번 영화관람요금 정책 변경은 영화산업의 정상화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고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