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언론 '청라온' Blog 사설/칼럼 “망함마저 무드다”… 해외 틱톡 휩쓴 ‘와비사비’, 완벽주의에 지친 우리를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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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함마저 무드다”… 해외 틱톡 휩쓴 ‘와비사비’, 완벽주의에 지친 우리를 깨우다

AI로 만든 행복한 사람들의 사진 / Gemini(AI) 제공

AI로 만든 행복한 사람들의 사진 / Gemini(AI) 제공

[청라온=송민지 기자] 깨진 컵, 여드름 난 얼굴, 흉터, 덧니 등 예전 같으면 ‘실패’나 ‘결점’으로 여겨져 SNS에서 숨기기 급급했을 모습들이 최근 틱톡(TikTok)과 릴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힙(Hip)’이 되고 있다. 바로 부족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본의 전통 미학, ‘와비사비(Wabi-Sabi)’ 트렌드다.

<“조금 비뚤어져도 괜찮아”, 바비 힐이 던진 울림>
이 트렌드의 중심에는 미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더 힐(King of the Hill)’의 한 장면이 있다. 극 중 바비 힐은 장미 경연 대회를 준비하며 아빠가 고른 완벽한 장미 대신,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비뚤어진 장미를 선택한다. 당황하는 아빠에게 바비는 당당하게 말한다. “이 장미는 와비사비가 있거든요.”

바비가 설명하는 와비사비는 결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태도다. 자유의 종의 금 간 틈이나 유명 모델의 얼굴에 있는 점처럼, 오히려 작은 불완전함이 그 대상을 더 사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아빠는 “경연 대회에서는 완벽해야 이긴다”라고 주장하지만, 바비는 장미의 개성이야말로 다른 완벽한 장미들보다 더 큰 매력을 준다고 믿는다.

<해외는 이미 ‘와비사비’ 중, 한국은 아직 ‘완벽’ 강박?>
이미 해외 틱톡에서는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와비사비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완벽함에 목말라 있다. 0.1점의 성적 차이, 보정 앱 없이는 올리지 못하는 셀카 등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좁은 틀에 가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서진 쿠키 조각이 더 달콤할 때가 있듯>
인생이라는 쿠키 상자에는 모양이 조금 삐뚤어진 쿠키도, 굽다가 조금 금이 간 쿠키도 섞여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와비사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 모든 쿠키는 제각기 다른 멋을 지닌 소중한 작품이다.

우리는 그동안 완벽한 정원사(바비의 아빠)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재단하며 살았다. 하지만 바비 힐이 고른 장미처럼, 우리 각자가 가진 고유한 ‘빈틈’은 고쳐야 할 오답이 아니라 세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나만의 무드다. 완벽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당신의 결점 속에 숨겨진 단 하나의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때로는 모양이 예쁜 쿠키보다, 부서진 틈 사이로 향기가 더 진하게 배어 나오는 쿠키가 가장 맛있는 법이다.

/송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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